#15 잉카문명을 찾아서 : 쿠스코 도착!
언젠가 TV에서 마추피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마추피추로 가기 위한 관문이자 과거 15세기 잉카문명의 수도이기도 했던 쿠스코에 무사히 도착했다.
고도 3천미터가 넘는 높은 곳에 위치한 쿠스코
15세기 당시 남미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했던 잉카 제국의 궁전을 비롯한
많은 잉카문명의 건물들이 이곳에 있었지만 스페인에 의해 정복당한 이후에는 대부분 파괴 되었다고 한다.
찬란한 역사를 지니고 있던 전성기 시절의 쿠스코는 이제는 볼 수 없지만 쿠스코의 첫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했다.
페루에는 모든 도시마다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을 주변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는 반드시 지나는 장소이다.
미리 알아본 숙소도 아르마스 광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높은 고도 탓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언덕을 오를 때면 숨이 턱턱 막혔다.
숙소에서 바라 본 쿠스코 전경
이 뷰 때문에 이 숙소를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마스 광장이 바로 앞으로 보이고 저 멀리 산 중턱에 있는 자그마한 집들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아침일찍 숙소에 도착한 터라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 바로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향했다.
볼리비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비자를 받아야 했는데 대사관에 도착해서 15분만에 해결할 수 있었다.
산 페드로 마켓
비자를 받고 향한 산 페드로 마켓
현지 시장구경도 할겸 저렴하게 가성비 좋은 음식도 먹을 수 있다고 하여 방문했다.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마치 수업중인 학생들 같다.
목소리에 힘이 넘치는 주인 아주머니는 큰 소리로 주문 내용을 확인해 준다.
스페인어도 계속 보다보니 기본적인 단어들은 눈에 익어서 제법 잘 보인다.
대부분이 생존에 필요한 단어와 짧은 문장이지만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었다.
실온에 그대로 노출되어 진열되어 있는 각종 육류
이 시장에서는 냉장보관이란 개념은 없는 듯 했다.
각종 고기들을 그냥 상온에 그대로 진열대에 올려놓고 판매하고 있었는데 어느 구간에서는 역한 냄새도 심하게 났다.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모두 상온에 진열되어 있었고 위생적으로는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았다.
가장 무난한 로모 살따도
오늘의 메뉴는 가장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던 로모 살따도
어디에서 먹든지 맛이 비슷하고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번잡한 시장 안에 현지인들 사이에 낑겨 앉아 맛있게 먹고 있으니 사람들이 다 신기하듯 쳐다본다.
페루 사람들은 동양인을 보면 대부분 중국인으로 보는 듯 하다.
치노(중국인)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큰 소리로 코레아노! 라고 답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했다.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불러서 그런지 점점 졸음이 쏟아진다.
오늘은 관광이라기보다는 광장 주변만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고지대에 있는 쿠스코에서는 하늘의 구름도 더 가까워 보인다.
산토 도밍고 성당
아르마스 광장에는 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현지인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많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고 그들의 삶과 문화가 궁금했다.
카우치서핑을 활용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도 그 때문이다.
어떤 장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앉아 있다보면 그곳 사람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그들이 주로 먹는 음식, 그들이 주로 입는 복장 등등
그것이야말로 이국적이고 색 다르며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 같다.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는 잉카제국의 석조기술을 알 수 있는 12각 돌을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것이 기억이 나서 찾아봤는데 바로 아르마스광장 근처이다.
정교하게 짜 맞추어진 돌담
오른쪽 사진이 돌담 한켠에 무심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12각 돌
종이한장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짜 맞추어져 있는 돌들은 무려 15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워낙 견고하게 빈틈없이 맞추어져있어 큰 지진에도 끄떡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고 한다.
인증샷으로 오늘의 일정 마무리
짧고 굵었던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온 나는 기절할 듯이 피곤했다.
쿠스코부터는 일정이 여유롭기 때문에 마추피추는 내일이나 모레쯤 넘어갈 예정이다.
TV에서나 보았던 장소에 내가 실제로 와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여행하는 동안 매 순간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